시(詩)668 최영미, 꽃샘추위 꽃샘추위 최영미 찬바람 속에 봄을 숨겨놓은 3월이 제일 춥다 겨울이 끝나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 봄이 오기도 전에 두터운 외투를 치우고 당신을 숨겨놓은 방은 춥지 않았지 ---최영미, 다시 오지 않는 것들, 이미 01, 이미(초판 4쇄, 2019년 7월 21일)--- *'온돌' 같던 당신의 몸을 기억한다. .. 2020. 1. 7. 조정인, 키스 키스 조정인 그때, 나는 황홀이라는 집 한 채였다 램프를 들어 붉은 반점이 어룽거리는 문장을 비췄다 인 화성이 강한 두 개의 연료통이 엎어지고 하나의 기술이 탄 생했다 두 점, 퍼들대는 얼룩은 일치된 의지로 서로에게 스 미었다 무풍지대에서도 불꽃은 기류를 탔다 불꽃은 불꽃 을 .. 2019. 12. 12. 고증식, 이름값 이름값 고증식 1924년생 서운(西雲)여사 서녘 서에 구름 운 자 간난이 분이 언년이 같은 이름들 앞에 언뜻 도력 높은 선사의 법명 같은 서역으로 향하는 구름의 달관, 어쨌거나 그녀의 팔십 평생을 한 단어로 줄여보라면 '낙천' 젊어 홀로 다섯 자식 거두면서도 살아생전 울음 한번 보인 적 .. 2019. 12. 11. 안진영, 하윤이 괴구리 하윤이 괴구리 안진영 엄마, 난 그런 애들 이해가 안 돼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공부 시간인데 막 돌아다니고 선생님 말하는데 같이 막 떠들어 대고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오늘도 병찬이 그 애 우리가 개구리 개굴청 노래 부르는데 괴굴괴굴하면서 교실 바닥을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거 있지.. 2019. 11. 29. 이전 1 ··· 4 5 6 7 8 9 10 ··· 16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