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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668

박미란, 문 문 박미란 오래된 집 앞에서 서성거렸다 붉은빛이 다른 빛을 잡 아먹고 아름드리 꽃나무가 우거진, 비스듬히 안이 보였지만 선뜻 들어갈 수 없었다 한 발 들여놓으면 귀밑머리 희끗하게 살아야 할 것 같았다 언젠가 푸르스름한 칠이 벗겨진 대문을 열고 이끌리듯 마당에 들어갔던 적 있.. 2019. 8. 1.
박철, 반 반 박철 반은 가운데인가요 천의 얼굴인가요 당신인지요 반에 관한 두가지 아픔이 있다 어머니 김포 들판 끝에서 피사리할 때 하늘이 뒤집히며 장대비 검게 쏟아져내릴 때 나는 물주전자 들고 들판의 반에 서 있었다 마을로 돌아가야 하나 내처 나가야 하나 달려가 엄마를 부르니 다리 .. 2019. 6. 27.
장영복, 보았나 보았나 장영복 지난겨울 푹푹 눈 쌓였던 길에 나 발랑 넘어졌던 그 자리에 제비꽃이 제비꽃이 제비꽃이 웃네 여기서 꽈당, 엉덩방아 찧던 나를 제비꽃이 제비꽃이 제비꽃이 보았나 ---장영복, 이나래, 똥 밟아 봤어?, 스콜라 동시집 01, 스콜라(2018년 8월 24일)--- * 징검돌 징검징검 뛰어가다 .. 2019. 4. 25.
김선우, 첫번째 임종게 첫번째 임종게 김선우 목련 꽃술 들여다보다 내가 말한다 근사하다! 너의 그곳 같아 목련 꽃술 들여다보다 네가 말한다 근사하다! 너의 그곳 같아 근사한 바람······ 젖빛 목련······ 흔들린다 ······ 통째 로······ 흔들린다······ 나무 연꽃에 닿는 .. 2019. 4. 13.